2025/05/11

나는 마이크로소프트를 팔아야 할까

마이크로소프트는 보유한 포트폴리오 중에서 디즈니와 함께 가장 팔고 싶은 종목이었는데,
최근 실적 발표와 함께 화려하게 부활했다.



아직 다른 빅테크들은 대부분 전고점 대비 -20% 내외 (테슬라는 -38%...)인 반면, 마이크로소프트는 반등의 기세를 타고 어느새 -5.6%로 다시금 ATH를 노리는 중이다.


자꾸 팔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 고민도 해보고 AI한테 분석도 시켜보고 이거저거 해봤는데, 결국은 작년 11월에 약간 비중을 줄인 이후로 더 손대지는 않았다.

아예 정리하지 못했던 이유도, 팔고 싶었던 이유도 모두 심플한 거였다.

포트폴리오가 정말 기깔나게 다각화가 잘 되어있고 돈은 정말 잘 벌지만, 크게 재미를 보긴 어려울 거 같은 느낌.




최근 실적 자료랑 마소 사업 군들 자료인데, 막말로 진짜 안 하는 게 없을 정도.

게다가 인수 이력도 화려함 그 자체다. 링크드인, github, 모장 스튜디오(마인크래프트 개발사), 가장 최근에는 나의 청춘의 한 페이지를 담당한 액티비전 블리자드까지...이거 뭐 하나 얻어걸리기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마구잡이로 쇼핑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

나의 불안요소는 Azure 다음가는 캐시카우인 오피스 사업의 존속 가능성, 그리고 지금까지처럼 자체 프론티어 AI 모델이 없어도 괜찮을지 여부다.

지금까지는 어떻게 오픈AI에 투자한 게 잘 얻어(?) 걸려서, 인프라 capa를 제공해 주고 OpenAI의 프론티어 모델을 최우선적으로 제공받아 copilot이라는 이름으로 잘 포장해서 잘 해왔는데, 앞으로가 문제다. OpenAI는 이제 마소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는 중이다. 인프라 capa는 소프트뱅크라는 새로운 배를 타고 Azure를 벗어나려고 하는 중이고, 이제는 수익공유 모델조차 줄이려고 하는 중.

이 와중에 술레이만은 오프 프런티어(off frontier)이랍시고 6개월 정도는 늦어도 괜찮습니다~ 그게 비용이 훨씬 효율적이에요~ 라면서 봉창을 두드리시는 중. 딥마인드 창업 시에도 기술적인 요소보다는 전략적인 방향 설정이나 파트너십 역할을 담당했다고 알려져 있는데 여전하시다. 물론 guru 중 guru이니 내가 못 보는 뭔가 보는 게 있기야 하겠지. 나 같은 개x빱이 뭘 알겠냐고.

​옆 동네 구글은 수직계열화 존나 잘해놔서 TPU부터 모바일 OS, Gemini까지 진정한 Full-stack 기업으로 잘나가고 있는데, 마소는 Azure 외에 뭘 제대로 하고는 있는 건지 걱정을 지울 수가 없다.

물론 마소도 바보는 아니라서 OpenAI만 믿고 있는 건 아닌 것 같긴 하다. 아직 먼지 같은 존재감이긴 하지만 MAI, Phi-4와 같이 자체 AI 모델도 개발 중인듯하고, 어찌 되었건 AI 모델을 통한 수익성 측면에서는 그동안 깔아둔 인프라나 오피스 제품군과 시너지를 내기에도 좋으니까. 사티아 나델라가 언급한 상품화(commoditized)에 의한 AI 모델의 성능 평준화, 그러므로 모델 그 자체보다 모델을 통해 창출할 수 있는 가치가 중요하다는 관점은 팔란티어의 C레벨들의 언급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어 마냥 틀리다고 볼 수도 없다.

오피스 365이 경쟁력 역시, Google Workspace가 가격 경쟁력과 다른 Google 서비스들과의 연계를 무기로 워낙 공격적으로 세를 넓히고 있는 데다, 여긴 Gemini와의 시너지를 내기에 훨씬 좋은 환경이다. 왜? 둘 다 지들이 직접 개발한 거니까.

​게다가 이건 아직 좀 급진적인 생각일 수도 있겠지만. 전통적인 의미의 백오피스 어플리케이션들은 AI Agent가 활성화되면 그 효용이 순식간에 줄어들 것 같은 생각이 든다. 프롬프팅 몇 번이면 내가 원하는 데이터를 원하는 형식으로 훨씬 빠르고 정확하게 작업할 수 있는데, 뭐 하러 시간 들여 노력 들여 엑셀이나 PPT를 배우나 싶은 거다.

​넓게 보면 팔란티어가 하고 있는 상업 부문에서의 일들이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팔란티어의 AIP, 파운드리가 앞으로도 높은 성장세를 구가한다면, Oracle이나 SAP이 주도하고 있는 ERP는 물론이고, 마소의 백오피스 사업군도 철옹성이라고 안심할 수는 없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마소의 저력이라는 게 나 따위가 함부로 평가할 수준은 아니겠지.

시간 지평을 얼마나 늘릴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2000년 이후에 시총 상위 10개 기업 중에 유일하게 살아남은 기업이 바로 마이크로소프트다.



Gemini 2.5 가 정리한 자료...


한때 M$ 이니 뒷방 퇴물이니 놀림받던 기업이었지만 걸출한 CEO를 만나 체질 개선에 성공해 그 애플을 제치고 시총 1위를 다시금 쟁취한 기업이니, 다시금 그 기세를 보여주지 않을까 하는 일말의 기대도 있고.

(ㅅㅂ 블리자드 인수만 안 했어도 진작 팔았을 텐데 그놈의 팬심이 뭔지...ㅠㅠ)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