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소 섬뜩한 에피소드를 통해 이름만 아는 정도였던 박경철 선생님의 아주대 강연 "다음의 W를 찾아서"
Q&A 세션을 포함해서 1시간 반을 넘기는 길이임에도 몰입도가 상당하다.
화려한 슬라이드나 극적인 언변은 없지만, 중간중간 뻘하게 터지게 만드는 개그, 사투리 섞인 조곤조곤 낮은 톤으로 집중을 유도하는 능력, 무엇보다도 진정한 통찰이란 바로 이런거야 하는듯한 강연의 내용까지 완벽했다.
1/2편으로 나누어진 영상에서 박경철 선생님이 하는 이야기를 두서없이 적어보면 이렇다.
- 친구의 강권으로 우연히 참여한 강연에서 제목에도 등장하는 "W"를 만나게 되었다.
- 이 "W"의 강연주제는 W.W.W, 즉 오늘날의 월드 와이드 웹, 인터넷 세상이 도래할 것이라는 것.
- W = Daum 창업주 이재웅
- 한편, MBA하고 와서 백수하다가 강연에 함께한 친구는 W의 진면목을 알아보고 인생의 베팅을 감행
- 한국 최초의 상용전자메일 서비스를 개발, 1년 반만에 250만의 사용자를 모집, 골드만삭스에 600억에 지분양도
- 백수 = 나라비전 한이식
- 바로 옆에서 귀에 대고 떠들어도 공상으로 치부되었던 그때의 이야기가, 15년이 지난 지금 눈앞에 그대로 현실이 되어있음에 소름이 끼친다.
- 같은 강연을 들었음에도 친구와 달리 W를 알아보지 못한 사실에 굉장히 괴로웠고, 이 차이가 어디서 오는 것인지 정말 궁금했다.
- 제러미 러프킨의 저서("노동의 종말"로 추정됨)에서 답을 찾은바, 인류는 0.1%의 W, 그리고 이를 알아보는 0.9% 합쳐서 1%가 진화를 주도하고, 나머지 99%는 그저 따라갈 뿐인 잉여인간이라는 것.
- 산업혁명시대 방직기계~양목장~감자기근 이야기, 포드의 차량 대량생산~주유산업~록펠러 이야기, 그리고 무전기로부터 시작된 모토로라, 전자회사들, 반도체 이야기
- 우연히 접하게 된 이동전화 단말기를 통해서 한국이동통신(오늘날 SK텔레콤) 주식투자를 하게 되었고, 엄청난 성과를 거두게 되었다. (주당 2만원 → 520만원...주신의 탄생ㅋ)
- 자신은 W, 다시말해 패러다임의 전환 끝자락에 간신히 매달려서 운좋게 약간의 성공을 거두었을뿐, 주식투자를 한게 아니다. (그런것 치고는 주식강의는 많이 하셨던데 ㅋㅋ)
- 다음 패러다임이 보이지 않아,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다니면서 이야기를 들었다.
- 사람들의 이야기를 종합한 결과, 2000년을 기점으로 기계가 인간을 지배하고 학대하던 기계문명의 시대에서, 웰빙(well-being)의 시대, 인간의 시대가 다시 온다라는 결론.
- 따라서 헬스케어, 재생(대체)에너지, 엔터테인먼트, 환경/에코, 지식산업 등이 새로운 주력산업이 될 것이다. (정말 소름끼치는 예측이 아닐 수 없다)
- 광화문 파이낸스 센터에는 굴뚝도 없고 발전기도 없지만, 포스코보다 10배는 많은 부가가치를 만들어낸다.
- "왜?"라고 질문하면 사회부적응자 취급을 받던, 기계의 부속에 지나지 않았던 과거와 달리, 2000년 이후에는 "왜?"라는 질문을 꼭 해야 하는 시대. (GE와 포스코 기업체질 전환 사례)
- 이제 다음 10년을 대비해야 할 시점이다. 지금까지가 송곳의 시대였다면, 이제는 통섭의 시대다.
- 고민없이 그냥 살아도 문제는 없으나, 30대에 실행하고 40대에 지키려면 20대부터 하루하루 치열하게 고민하면서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 새로운 "W"가 무엇이냐 물었을때 막힘없이 말할 수 있으려면, 치열하고 자기자신에 대한 믿음과 사랑이 있어야 한다. 어쩌면 그것들이 자신을 시대의 주인으로 만들어 줄 수도 있다.
뻥안치고 20번은 본거 같다.
처음에는 그냥 의사라서 월급 많이 받아 운좋게 주식사서 대박난 이야기구나 싶은데, 만약 나라면 저 상황에서 사람들은 관심조차 주지 않는, 이동통신 직원들조차 헐값에 내던지는 주식을 사채시장까지 가서 사올 수 있었을까?
내가 저 백수였다면, 뻔뻔하게 친구의 첫 월급 강탈해서 식당에서 창업을 하고, 철판깔고 동창들한테 전화돌려서 메일주소 하나 만들어달라고 읍소하고, MBA까지 하고 온 놈이 이상한 짓 한다는 다소 억울할법한 조롱과 멸시를 견디면서 서비스를 유지해 갈 수 있었을까?
확실한 것은 나도 0.1%의 W나 0.9%의 통찰력 있는 사람은 아니라는 것이지만, 이에 좌절하거나 세상을 비관하지 않으면서 끊임없이 세상을 보고 이해하고 나름대로 예측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
X를 통해서 세상에 널린 똑똑한 사람들 이야기를 듣고, 다양한 분야의 책들도 읽고 기록하며, 무의미한 Shorts나 Reels 따위로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끊임없이 듣고 읽고 쓰면서 생각을 계속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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